유해 식품, 위해 식품
어느 때보다 식품 안전이 국민의 관심사가 되면서 '유해 식품' 또는 '위해 식품'이란 말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둘 다 가능한 표현일까. '유해(有害)'는 해로움이 있다는 뜻으로 '유해 식품[환경, 물질]' 등처럼 쓰일 때 잘 어울린다. '해로운 식품' 등으로 말이 잘 된다. '위해(危害)'는 위험한 재해, 특히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해나 위험을 의미하며 '위해를 가하다[느끼다]' 등과 같이 쓰일 때 잘 어울린다.
'위해'는 생명에 직접적이고 급박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가리킨다는 점에서 '유해'와 차이가 난다. 따라서 '위해 식품[환경, 물질]'은 말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직접적이고 급박하진 않다는 점에서 자연스럽지 못하다. 그러나 식품위생법에는 '유해 식품' 대신 아예 '위해 식품'으로만 표기돼 있다. 청소년보호법과 근로기준법에는 '유해 환경' '위해 환경', '유해 물질' '위해 물질'이 뒤섞여 나온다.
이들 법률 용어 때문에 '위해 식품' 등 자연스럽지 못한 말이 쓰이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식품 관련 법률을 정비하겠다고 하니 '유해 식품' 등 적절한 표현으로 고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