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앓이
'판교·송파 신도시를 둘러싼 정부의 속앓이' '경제 당국 소주값 인상 속앓이'. 이렇게 쓰이는 '속앓이'는 현재 비표준어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속병'의 잘못으로 나와 있다.
속병은 '①몸속의 병을 통틀어 이르는 말 ②'위장병'을 일상적으로 이르는 말 ③화가 나거나 속이 상하여 생긴 마음의 심한 아픔'으로 풀이돼 있다. 문제는 '속앓이'와 '속병'을 1 대 1로 온전하게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속병' ①②는 뜻풀이 그대로 '병'을 이르는 것으로, 예문의 '속앓이'와는 그 뜻이 확연히 다르다. ③의 뜻이 그나마 '속앓이'와 가깝지만 일치하진 않는다. '마음의 심한 아픔'은 '속앓이'보다 그 정도가 더할 뿐 아니라 조금 더 발전하면 그야말로 '화병(火病)'이 되거나 '속병'이 될 것이다.
'속앓이'는 아직 병에는 이르지 않은 상태로, 일이 쉽게 풀리지 않아 고민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을 속병과 그대로 대체할 수는 없다. 어감에 분명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말 못할 고민이 있어 속으로 끙끙 앓는 일을 가리키는 '속앓이'는 분명히 '속병'과 다르다. 그래선지 최근에 나온 사전들은 이 뜻풀이를 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