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 / 역활
'역할'과 '역활' 중 어느 것이 맞을까? '역활'로 알고 있는 사람이 꽤 있을 것이다. '회사에서 중요한 역활을 맡았다'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역활이 기대된다' 등 일반인의 글은 물론 신문에서도 '역활'이란 단어가 자주 눈에 띈다. 그러나 '역활'은 없는 단어다. 자기가 마땅히 해야 할 맡은 바 직책이나 임무를 뜻하는 한자어 '역할(役割, 발음은 [여칼])'을 '역활'로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나누거나 벤다는 뜻의 한자 '할(割)'을 '활'로 잘못 읽기 때문이라고 보기도 하지만, 활동을 뜻하는 한자 '활(活)'이 연상돼 '역할'을 '역활'로 쓰는 게 아닌가 싶다.
'역할' 자체도 원래 우리말이 아니다. 일본식 한자어가 들어온 것이다. 정부가 발표한 '일본어투 생활용어 순화 자료'에도 '역할(役割,やくわり)'은 일본식 한자어이니 '소임, 구실, 할 일' 등으로 바꿔 쓰라고 돼 있다. 이제 와서 '역할'을 쓰지 않기는 힘들지만 적당한 낱말로 바꿔 쓰는 노력은 필요하다. 최소한 '역활'로는 쓰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