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총깡총 / 부조
'산토끼 토끼야 어디를 가느냐/ '깡총깡총' 뛰면서 어디를 가느냐// 산 너머 고개를 나 혼자 넘어서/ 토실토실 알밤을 주워서 올 테야'. 우리나라 사람이면 누구나 부를 줄 아는 동요 '산토끼'의 노랫말이다. 그러나 여기에 나오는 '깡총깡총'은 현행 맞춤법으론 '깡충깡충'으로 써야 한다.
우리말은 양성모음은 양성모음끼리, 음성모음은 음성모음끼리 어울리는 모음조화가 있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하지만 이 규칙은 점차 무너졌고, 현재에도 더 약해지고 있다. 이 규칙의 붕괴는 '깡총깡총'이 '깡충깡충'으로 변한 것처럼 대체로 한쪽의 양성모음이 음성모음으로 바뀌면서 나타난다. 예전엔 모음조화 규칙이 엄격히 적용됐지만 지금은 현실 발음을 받아들여 음성 모음화 현상을 인정한 것이다.
'오똑하다(오똑이), -동이, 발가송이, 보통이' 대신 '오뚝하다(오뚝이), -둥이, 발가숭이, 보퉁이'가 표준어가 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부조(扶助), 사돈(査頓), 삼촌(三寸)'은 '부주, 사둔, 삼춘'으로 널리 쓰이지만 한자 어원을 의식하는 경향이 커 음성 모음화를 인정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