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지랑이, 아지랭이
봄을 상징하는 단어로 아지랑이를 빼놓을 수 없다. 봄날 따스한 햇볕이 내리쬘 때 공기가 공중에서 아른아른 움직이는 현상으로, 시어(詩語)로 많이 쓰인다. 다른 글과 노랫말에도 자주 나온다. 아지랑이에는 꿈과 환상, 그리움 같은 것이 담겨 있다. 그러나 '아지랑이'를 흔히 '아지랭이'로 발음한다. '아지랑이'를 '아지랭이'로 발음하는 것은 '-랑이'보다 '-랭이' 발음이 편하기 때문인데, 뒷글자 '이'의 영향을 받아 이렇게 소리 나는 현상을 'ㅣ'모음 역행동화라고 한다.
'호랑이→호랭이, 노랑이→노랭이, 가자미→가재미, 손잡이→손잽이, 고기→괴기, 아비→애비, 어미→에미' 등의 발음이 이런 것들이다. 하지만 맞춤법은 이들 단어의 변화한 발음을 인정하지 않고 '아지랑이, 호랑이, 노랑이, 가자미' 등과 같이 원래 형태대로 적도록 하고 있다.
'ㅣ'모음 역행동화가 일어난 형태를 표준어로 인정하는 것도 있다. '서울내기, 신출내기, 시골내기, 풋내기, 냄비' 등이다. 이 봄에 아른아른 피어오르는 아지랑이가 모두에게 꿈과 희망으로 다가오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