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다 / 에이다
한겨울에 기온이 뚝 떨어지고 찬 바람이 불면 마치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은 추위를 느끼게 된다. 이런 추위를 표현할 때 사람들은 '에다, 에이다'라는 단어를 즐겨 사용한다. '겨울밤 땅 위에선 추위가 살을 에는 듯해도 밤하늘엔 별꽃이 만개해 있어 따뜻한 열기를 느낄 수 있다.' '동(冬)장군이 내뿜는 매서운 바람 때문에 살이 에이는 듯 춥다.' '어찌나 추운지 '살이 에는' 듯한 겨울바람을 옷깃으로 막았다.' '문풍지 사이로 드는 바람에 얼굴을 가져가면 찬 기운이 '살을 에이는' 것 같다.'
사람들이 '에다'와 '에이다'를 잘 구별하지 못하는 것 같다. 이는 예전 사전에서 두 단어를 본딧말과 변한말로 처리한 것에도 원인이 있다. 그러나 두 단어는 그 쓰임이 각기 다르다. 위 예문에서도 뒤에 있는 두 문장은 맞춤법에 어긋난다. '살이 에는'은 '살이 에이는'으로, '살을 에이는'은 '살을 에는'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칼 따위로 도려내듯 베다, 마음을 몹시 아프게 하다'를 뜻하는 '에다'는 동작의 대상인 목적어를 필요로 하는 타동사다. 그러므로 목적격조사(-을/를)를 동반한다(갑자기 가슴을 에는 듯한 슬픔이 몰아쳤다).
반면 '에이다'는 '에다'의 피동 형태로 동사가 나타내는 동작이나 작용이 주어에만 미치는 자동사다. 따라서 주격조사(-이/가)와 함께 많이 쓰인다(상처가 너무 깊어 살이 에이는 듯하다, 가슴이 에이는 듯한 아픔이었다). 자꾸 혼동된다면 '살(가슴)을 에다/ 살(가슴)이 에이다'처럼 묶어서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