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테타, 앰플, 바리케이트, 카바이드
친숙한 외래어 또는 외국어인데도 한글로 옮길 때 잘못 쓰기 쉬운 단어들이 있다. 오늘은 그런 사례들을 몇 개 살펴보자. 제2차 세계대전 후 정치체제가 안정되지 못한 신생국들에는 군사정변이 잦았다. 특히 1950, 60년대 아직 민주주의가 정착하지 못한 아시아·아프리카 지역에서 이런 사태가 빈발했다. 58년 파키스탄의 아유브 칸 정권, 62년 버마의 네윈 정권, 65년 인도네시아 수하르토 정권 등이 아시아에서 군사정변을 통해 집권한 대표적 사례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몇 차례 정변을 겪었다. 이런 군사정변을 일컬어 '쿠테타'라고 표기하는 걸 자주 볼 수 있다. 그러나 쿠테타가 아니라 쿠데타(coup d'tat)가 바른 한글 표기다. 이것은 프랑스어에서 온 단어다.
군사정변 뉴스에서 탱크와 함께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사람들이 다니지 못하게 막아놓는 통행 차단물이다. 방책(防柵)이라고도 하는데 이것을 '바리케이트'라고 쓰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지만 바리케이드(barricade)로 표기하는 것이 옳다. 이것과 뒷부분의 발음이 유사해서 그런지 포장마차에서 불을 밝히거나 감에서 떫은맛을 제거하는 데 많이 썼던 카바이드(carbide·탄화칼슘)도 '카바이트'라고 잘못 쓰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군사정변에는 총과 칼이 동원되지만, 질병과 싸우는 병원에서는 약과 주사를 쓴다. 주사에 사용되는, 총알처럼 생긴 일회용 주사액 병을 흔히 '앰플'이라고 표기하는데 앰풀(ampoule)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