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관, 대북관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의원의 대북관' '딕 체니 방한과 진보 국회의 대미관' 남북 관계나 한·미, 북·미 관계와 관련된 기사에서 '대북관(對北觀)' '대미관(對美觀)'이란 말이 자주 눈에 띄는데, 이런 말은 '-관(觀)'이 붙은 다른 말과 비교해 볼 때 어법에 어긋나는 표현이다. '-관'은 일부 명사 뒤에 붙어 '체계화된 나름의 관점 또는 견해'의 뜻을 나타내는 접미사다. '볼 觀'은 말 그대로 '보기' '바라보기'를 의미한다. '-관' 앞에 오는 것들을 '보는 관점'이라는 뜻이다. 가치관·세계관·인생관·자연관 등에서 '-관'의 쓰임새를 알 수 있다. '대북(對北)'은 '북쪽 또는 북방을 상대로 함'을 뜻한다. 인생관·가치관 등과 비교해 볼 때 '대북관'은 '북한에 대한 관점' '북한을 보는 견해'가 아니라 '<대북>에 대한 관점', 즉 '<북한을 상대로 함>에 대한 관점'이 돼 아주 다른 뜻이 되고 만다. 대미관·대일관도 마찬가지다. 이는 언론관을 대언관(對言觀)으로, 세계관을 대세관(對世觀)으로, 인생관을 대생관(對生觀)으로 표기하는 것과 같다. '-관' 앞에 가치·인생·세계·국가 등 '-관'과 잘 어울릴 수 있는 단어들이 오는 것처럼 대북·대미 뒤에도 '북한[미국]을 상대로 함'이라는 뜻에 걸맞게 관계·외교·방송·정책·제의·수출·투자 등이 와야 할 것이다. '대북관''대미관''대일관' 등은 '북한관''미국관''일본관' 등으로 바꿔 쓰는 것이 훨씬 명확하고 그 뜻도 알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