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지가
'나를 보자고 한 게 니가 아니냐. 내가 바빠서 그러는데 니가 좀 기다려라.'
'지가 잘나면 얼마나 잘났기에 만날 바쁜 척하고 그래. 뭐든지 지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친구나 연인들 간에 오해로 빚어지는 말다툼을 옮겨보았다. 많은 사람이 상대방을 지칭할 때 '니가, 지가'라는 말을 흔히 쓰는데 이는 표준말이 아니다.
'니'는 경상도 지역의 방언이며, '지'는 강원·경남·충북 지역의 방언이다. 표준말은 '네'와 '제'다. 인칭대명사 '나, 너, 저'는 조사 '는, 를, 도, 만' 등이 붙으면 '나는, 나를, 나도, 나만/너는, 너를, 너도, 너만/저는, 저를, 저도, 저만'처럼 '나, 너, 저'형태가 그대로 쓰이지만, 조사 '가'가 붙으면 '내가, 네가, 제가'처럼 '내, 네, 제'로 모습이 바뀐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내가'의 '내'는 제대로 쓰고 있는 반면, '네가, 제가'의 '네, 제'는 발음을 쉽게 하기 위해 '니가, 지가'로 쓰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간혹 '너가, 저가'로 쓰는 경우도 있는데 이 또한 표준말이 아니다).
친구나 연인들의 대화까지 강요할 생각은 없지만 격식을 갖춰야 할 자리에서는 '네가, 제가'로 쓰는 것이 좋다. 우리말을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빈도를 따져볼 때 '네가'보다 '니가'가 훨씬 많으므로 '니가'의 경우는 표준말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아직은 표준말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알아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