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곬, 외골수
장기(將棋)에서 상대방이 장군을 불렀을 때 궁(宮)이 어디로도 피할 수 없게 된 상태를 '외통'이라고 한다. '외통'은 이 밖에도 '오로지 한 곳으로만 트인 길'이라는 뜻이 있는데, 이와 같은 뜻으로 '외곬'이 있다. '외곬'은 '외골수''외곬수'와 자주 혼동해 쓰인다. 이 세 낱말 중에서 '외곬수'는 틀린 표기다. '외곬'과 '외골수'는 단어의 형태와 구성이 비슷하지만 의미가 서로 다른 말이다. '외곬'은 '단 한 곳으로만 트인 길'이라는 뜻 말고 '단 하나의 방법이나 방향'이란 뜻도 있다. 후자의 뜻일 때는 주로 '외곬으로'의 형태로 쓰인다. '외곬'은 '외-'('하나인' '한쪽에 치우친'의 뜻)와 '곬'('한쪽으로 트여 나가는 방향이나 길'의 뜻)이 합쳐진 말이다.
한편 '외골수'는 '외-'+'골수(骨髓)'로 이루어져 '단 한 방면으로만 파고드는 사람'을 이른다. '그 사람을 완전히 잊어버리기엔 너무도 깊어져버린 나의 외골수 사랑이 안타까워 소중한 추억들을 조금은 남겨 놓아야겠습니다.'(→외곬) '저 사람은 너무 외골수로 치우쳐 고지식하기만 할 뿐 융통성이라곤 전혀 없다.'(→외곬으로) '회사 측과 노조가 상대방에게만 모든 책임을 전가한 채 외골수로 치달아선 안 된다.'(→외곬으로) 간추리면 '외골수'는 '사람'에 한정해 쓰고, '방법이나 방향 또는 길'과 관련해선 '외곬'을 쓴다.
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려면 '외골수'여야 하지만 생각이나 사상이 '외곬'으로 치우쳐선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