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집게, 짜깁기
얼마 전에 대학 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하지만 아직 대학에 따라선 논술고사가 남아 있고 심층 면접도 치러야 한다. 논술고사 출제 예상 문제들을 기가 막힐 정도로 콕 집어내 잘 설명해 주는 '쪽집게 논술 과외 강사'들의 과외비는 아마 부르는 게 값일 것이다. 이렇게 '어떤 사실을 정확하게 지적해 내거나 잘 알아맞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가리켜 많은 사람이 '쪽집게' '쪽집개'라고 쓴다.
된소리로 발음하는 언어습관에 이끌려 이렇게 쓰는 것 같은데 표준어는 '족집게'다. 일상 언어생활에서 일부 말은 된소리로 발음해야 말의 맛이 살아나는 경우가 있다. 소주를 '쏘주'로, 강술은 '깡술'로, 자장면은 '짜장면'으로, 강소주도 '깡소주'라고 해야 맛이 나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소주''강술''자장면''강소주'가 표준어임은 두말 할 것 없다.
또 자주 틀리는 것으로 '짜집기'가 있다. '짜집기를 특히 잘 하는 세탁소나 옷 수선집을 알면 좀 얘기해 줄래?'에서처럼 '짜집기'가 바른말인 줄 아는 사람이 많다. '직물의 찢어진 곳을 본디대로 흠집 없이 잘 짜서 깁는 일'은 '짜집기'가 아니라 '짜깁기'가 표준어다. 여기서 '집다'는 '깁다'의 강원·경상·충청도 방언이다. '짜다+깁다'에서 온 말이므로 '짜깁기'가 바른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