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누구시길래
'당신은 누구시길래 이렇게/ 내 마음 깊은 거기에 찾아와/ 어느새 촛불 하나 이렇게 밝혀 놓으셨나요….' 송창식이 부른 '사랑이야'의 1절 시작 부분이다. 또 10여 전에 큰 인기를 끌었던 TV 연속극 제목으로 '사랑이 뭐길래'가 있었고, 파인(巴人) 김동환의 시 '산 너머 남촌에는'에도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가 나온다.
여기 보이는 '-길래'는 모두 '-기에'의 잘못이다. '-기에'는 용언의 어간이나 시제의 '-았(었)-' '-겠-' 등에 붙는 연결어미로 원인이나 이유를 나타낼 때 또는 까닭을 캐물을 때 쓰인다.
'정말 자신이 있기에 그런 말을 했겠지.' '얼마나 오랫동안 울었기에 눈이 그렇게 퉁퉁 부었느냐?' 처럼 쓴다.
'-기에'와 같이 원인이나 근거를 나타내는 연결어미로 '-관데'도 쓰인다. '도대체 누가 왔관데 이리도 소란스러우냐?' '그대가 누구관데 나를 찾소?'
한편 '-ㄹ래'는 '(받침 없는 동사 어간이나 'ㄹ' 받침인 동사 어간 뒤에 붙어) 해라할 자리에 쓰여, 장차 어떤 일을 하려고 하는 스스로의 의사를 나타내거나 상대편의 의사를 묻는 데 쓰이는 종결 어미'다.
'나는 자장면 먹을래' '너, 나랑 영화 보러 갈래?' '나, 이제 정말 열심히 살래'와 같이 쓰인다.
'제 공 한번 쳐보실래요?' '저는 영국에서 대학 다닐래요'의 경우 '-ㄹ래' 뒤의 '요'는 듣는 사람에게 존대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