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과 '란'
신문이나 잡지에서 글이나 그림 따위를 싣기 위해 마련한 자리를 '난(欄)'이라고 한다. 사회가 다양해지면서, 변화하는 독자의 욕구에 따르기 위해 신문 지면에도 새로운 난들이 점점 늘고 있다. '독자투고란' '인사란' '취업란' '부고란','사람난' '알림난','오피니언난''레저난' 등 문패도 각양각색이다.
그런데 문패들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같은 '欄'자를 쓰는데도 어느 것은 '난'으로 쓰고, 어느 것은 '란'으로 쓰니 말이다. 한자어 '欄'은 앞 말에 따라 '난'이 되기도 하고 '란'이 되기도 한다. 여기에는 규칙이 있다.
'欄'이 독립적으로 쓰일 때는 두음법칙이 적용돼 '난'으로 표기한다. 독자의 소리를 싣는 난. 빈 난을 채우시오. 새로운 난을 마련하다.
그러나 다른 말과 결합해 쓰일 때는 앞 말이 한자어이면 '란'으로 쓴다. 공란(空欄) 고정란(固定欄) 앞 말이 고유어나 외래어일 때는 '난'으로 쓴다. 어린이난 가십난(gossip난)
간단히 정리하면 한자어와 결합할 때만 '란'을 쓰고 나머지 경우엔 '난'을 쓰는 것이다. 문패는 그 집의 얼굴이다. 귀한 손님들이 얼굴을 찡그리지 않고 자신의 집을 찾아올 수 있도록 문패를 바르게 달자.
한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