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서울에 갈 예정이다.” 이 문장의 통사구조를 분석해보면 조금 헷갈린다. 주어 ‘나는’을 받는 동사는 ‘갈’인데 ‘예정이다’의 주어가 없다. ‘명사+이다’로 끝난 문장을 흔히 명사문이라고 하는데, 예시한 문장은 명사문도 아니다. ‘갈 예정이다’가 술부인데 이를 ‘용언+보조용언’으로 분석할 수도 없다. 우리 문법 체계에서 보조용언은 보조동사와 보조형용사뿐이므로 서술격 조사 ‘이다’가 보조용언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동사구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생각된다.
“YS가 주재하는 동교동계-상도동계 만찬 회동이 시내 한 음식점에서 열릴 예정이다.” 중앙 일간지 기사의 한 구절이다.
‘-ㄹ 예정이다’는 우리말에서 매우 흔히 쓰이는 어형이다. ‘예정이다’ 대신에 ‘작정이다, 계획이다, 전망이다, 것이다’ 등도 쓰인다. 이 중에서 ‘예정이다, 작정이다, 계획이다’는 행위 주체의 의지가 실려 있는 말이다. 따라서 피동형 뒤에 이런 말을 쓰면 어색하다. ‘예정이다’의 주어는 사람이나 단체가 되어야 반듯하다. 이를 피동으로 하면 사람이 아닌 ‘회동’이라는 무정명사가 주어가 되어 스스로 ‘시내 한 음식점에서 열려야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꼴이 된다. 일반화된 표현이기는 하지만, 굳이 따져보면 깔끔한 표현은 아니다. 주어를 설정하기가 어려워 피동형으로 하겠다면 행위 주체의 의지가 실려 있는 말은 피하고, ‘열릴 전망이다’, ‘열릴 것으로 보인다’ 또는 현재형으로 미래를 나타내는 ‘열린다’로 하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