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좀처럼 들어 보기 어려운 말 가운데에는 ‘가녁’이라는 북녘의 말이 있다. “일정한 공간의 중심을 벗어난 변두리나 한쪽 모퉁이”를 가리킨다. 문학 작품에서는 “장군님께서 바위에 걸터앉으시자 회의 참석자들도 하나둘 자리를 잡기 시작하였다. 최진동과 한영권을 비롯한 유격대 지휘관들은 지하 혁명조직 책임자들을 될수록 장군님 가까이에 앉히려고 마음을 쓰면서 자신들은 가녁에 자리를 잡았다.”(<근거지의 봄>, 4·15 문학창작단, 문예출판사, 1981년, 214쪽)와 같은 예가 보인다.
북녘에서는 ‘쏘다’라는 말을 우리와는 좀 다른 의미로도 쓴다. “무엇이 쑤시고 찌르는 것처럼 아프다”로 쓰는 경우가 그것이다. 문학 작품에서 용례를 찾는다면 “어머님께서는 오늘 사하촌에 가셨다가 흐지부지되여 가는 부녀회원들의 야학을 바로세울 대책을 의논하실래기 반나절을 보내시고 돌아오시다가 다리가 너무 쏘아서 길가의 버드나무 그늘에 앉으시였다. 누렇게 익어가는 강냉이 밭이 바람도 없는데 우수수 설레였다.”(<대지는 푸르다>, 4·15 문학창작단, 문예출판사, 1981년, 291쪽)와 같은 것이 있다.
‘의논하실래기’는 ‘의논하시려고’의 뜻이고, ‘설레다’의 경우는 우리는 ‘설레다’만 표준어로 인정하지만 북녘은 ‘설레다’와 ‘설레이다’를 다 문화어로 인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