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대사건 20년 만에 경찰청장 추도식 첫 참석”. 신문 기사의 제목이다. 이 제목의 문장 구조를 살펴보면, 주어는 ‘경찰청장’이고 ‘동의대사건 20년 만에’와 ‘추도식’은 부사어다. 이 문장을 축약하기 전의 완성형 문장으로 되돌려 보면 “동의대사건 20년 만에 경찰청장이 추도식에 첫 참석했다”로 될 것이다. 이상하지 않은가? ‘참석했다’라는 동사를 ‘첫’이라는 관형사가 꾸미고 있기 때문이다. ‘관형사’는 어떤 경우에도 동사를 꾸미지 못한다. 당연히 ‘처음’으로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식의 문장 구조는 신문 제목에서 일반화되어 있다. 어느 특정 신문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신문이 이런 식으로 쓰고 있다. 제목의 마지막 단어 ‘참석’이 동사가 아니라 명사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참석’이 명사이므로 관형사 ‘첫’을 쓰는 것이 옳다는 식으로. 그렇다면 ‘동의대사건 20년 만에’라는 부사구는 대체 어디에 걸리는 말인가? ‘참석’이 명사라면 이 부사구는 설 자리가 없다. ‘참석’은 동사의 어근이다. 따라서 ‘처음 참석’으로 해야 반듯하다.
‘첫 참석을 했다’를 ‘첫 참석’으로 줄였다고 하는 것도 옹색하다. 명색이 신문 문장이 이렇게 뒤틀어진 꼴이어서야 되겠는가? “처음 참석했다”와 “첫 참석을 했다”를 비교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이다. “첫 참석을 했다”라는 꼴은 억지로 갖다 맞춘 꼴이지 자연스런 우리말 문장이 아니다. - 우재욱/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