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장신구 가운데 박쥐노리개가 있다. 저고리 고름이나 치마허리에 부녀자들이 차고 다니는 노리개를 이른다. 언제부터 노리개를 차기 시작했을까. 정확한 연대는 알기 어렵다. 신라 때 허리띠에 달던 요패나, 고려 때 허리띠에 금방울이나 향료를 넣은 비단주머니를 차던 풍습이 조선에 와서 노리개로 변한 것으로 짐작된다.
박쥐의 ‘박’은 복(福)과 소리가 비슷하다. 오복을 가져다주는 동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박쥐 모양의 노리개나 박쥐 문양을 넣은 노리개를 많이 달았다고 풀이한다.
일반적으로 노리개는 고름에 거는 부분인 띳돈, 끈, 패물, 매듭, 술로 이루어진다. 노리개는 다는 패물의 갈래와 크기에 따라 평복용과 예복용으로 가름한다. 패물의 갈래는 모양, 술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다. 궁중에서 사용하던 대삼작, 상류층에서 즐겨 차던 중삼작, 보통의 젊은 처자나 어린이들이 사용하던 소삼작이 있다.
박쥐의 생태를 돌아보면, 박쥐는 ‘밝쥐’에서 비롯했을 가능성이 높다. 박쥐는 밤을 낮 삼아 날아다닌다. 때로는 새처럼, 더러는 쥐처럼 살아간다. 그러니까 ‘밤눈이 밝다’에서 밤눈이 밝은 쥐, 다시 ‘밝쥐’로, 다시 ‘박쥐’로 굳어져 쓰이게 되었다. 이는 박혁거세가 불거내(弗炬內), 곧 ‘밝은 누리’의 ‘밝’에서 ‘박’으로 굳어져 쓰이는 경우와 같다. 박쥐가 초음파로 지형과 대상의 움직임을 알아서 밤 활동을 한다는 사실을 안 것은 뒤의 일이다. 본디 소리는 보이지 않는 빛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