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떼구름 무리지어 놀고 있네/ 그리움 한 뼘씩 물어뜯으며/ 비대해진 바람이 지나가면서 잎새들의/ 어깨를 툭툭 치며 가네// 청설모 서너 마리 그네 타는 숲을 건너/ 집요하게 알곡을 챙기고, 우물가/ 개복숭아 욕심껏 햇살 퍼 담네/ 떫은 속 노을로 채우고 있네”(류제희의 ‘가을, 율사리’ 중에서)
오솔길을 걷노라면 솔방울 까먹고 버리는 껍질들이 수럭수럭 나뭇잎이 되어 떨어져 내리는 듯하다. 가까이 가도 그리 무서워하는 눈치도 아니다. 나무를 오르내리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 청서(靑鼠)는 다람쥐의 일종이다. 청서에 리을이 덧붙고, 털이 있는 특징을 잡아 모(毛)를 더해 청설모라 이른 것이다. 청설모는 꼬리에 털이 많고 길며, 귀에도 긴 털이 나 있다. 긴 꼬리의 털 덕에 나무에서 떨어져도 다치지 않으며 헬리콥터의 꼬리날개처럼 방향을 마음대로 바꾸기도 한다는데, 등은 붉은빛이 도는 갈색 또는 검은색으로 변종이 있으며, 배는 흰색이다.
청서는 나무 타기 선수다. 몸도 나무 위에서 살기에 알맞게 돼 있다. 발톱이 워낙 날카로워 미끄러운 나무줄기도 잘 기어오른다. 가느다란 가지 위에서도 균형을 잘 잡는다. 먹이는 나무열매·곤충·새순·새알 등이며, 나무 위에 집을 짓고 4~10월에 한배에 3~6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청설모가 있는 곳에서는 동요 속에 나오는 다람쥐들은 살 수가 없다. 황소개구리에게 밀린 개구리 신세가 된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