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버지게’는 표준어 ‘굉장히’와 대응하는 고장말이다. ‘허버지게’와 뜻이 같은 ‘겁나’와 ‘겁나게’가 전남·북에서 두루 쓰는 반면에, ‘허버지게’는 주로 전남에서 쓴다. ‘겁나게’와 마찬가지로, ‘아주 많다’는 뜻의 형용사 ‘허버지다’의 어근 ‘허버지-’와 어미 ‘-게’가 결합된 것으로 보이나, ‘허버지다’는 이 지역에서 실제 쓰이는 말이 아니다. ‘허버지다’는 표준어 ‘흐벅지다’(탐스럽게 두툼하고 부드럽다)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엇지녁이넌 비가 허버지게 왔쌓더만 오널은 해가 쨍쨍하게 났구만.” 또한 ‘허버지게’의 ‘허버’가 부사로 쓰여 ‘아주’의 의미를 나타내기도 한다. “어따 물괴기럴 허버 많이 잡았네야잉.”
‘허버지게’와 같은 뜻을 갖는 고장말은 ‘허벌나게’인데, 전남·북에서 두루 쓰인다. ‘허벌나게’도 ‘허벌나-’와 ‘-게’가 결합된 것으로 보이나, ‘허벌나다’ 또한 실제 쓰이는 말은 아니다. “하여간 그 녀석들을 잡아다가 귀싸대기부터 허벌나게 올려붙여놓고, 닦달을 해도 할랑게 염려 말소.”(<당제> 송기숙) ‘허벌나게’의 ‘허벌’은 표준어 ‘허발하다’의 ‘허발’(몹시 굶주려 있거나 궁하여 체면 없이 함부로 먹거나 덤빔)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이런 사실은 ‘허벌나게’와 동사 ‘먹다’의 관계에서 잘 드러난다. “허벌나게 묵었드니만 배가 겁나게 불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