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으로 날 보내 주/ 오곡백화가 만발하였고/ 종달새 높이 떠 지저귀는 곳/ 이 늙은 흑인의 본향이로다. ….”(미국 노래) 지금도 고향 들판 어딘가에서 종달새 지저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검둥이라는 이유로 한 많은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흑인들의 애환도 이제 옛말이 되어 간다. 미국에서 오바마 같은 흑인 대통령이 나올 정도로 세상이 바뀌었으니.
종달새는 봄철에 보리밭이나 밀밭에서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아 새끼를 친다. 다른 짐승들이 해코지를 할 양이면 몹시 울어 이를 경계하며 쫓는다. 때로는 알 주위를 빙빙 돌며 이를 지킨다. 종족 보전의 본능이랄까. 이따금 제 아이도 낳아서 버리는 사람 세상과는 사뭇 다르다. 농사철이 될라치면 울음소리를 들을 수가 없다.
저들은 텃새다. 종달새는 종다리, 더러는 노고지리·종지조(從地鳥)·운작(雲雀)·고천자(告天子)·규천자(叫天子)라고도 한다. 노고지리는 높이 날아 운다는 뜻이며, 종지조는 글자 그대로 들 곧 보리밭 같은 데서 주로 사니까 땅에서 사는 새다. 고천자·규천자는 높이 날아 하늘에 울어 알린다는 뜻이다. 운작은 구름 위에서 울며 나는 참새. 그럼 종달새는 어떠한가? 종달새의 ‘달’도 땅을 이른다. 낱말 겨레를 동아리 지으면 ‘달-닫-닷-다(ㅎ)-따-C’와 같이 된다. 그러니 종달새란 땅에서 살며 때로는 높이 나는 새가 되겠다. 고향 마을 종달새를 잃고 사는 것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