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종 5년(1679년) 9월 열나흗날, 병조에서 올린 글을 들고 구음(具?)이 임금께 아뢰었다. “어제 단봉문을 지키던 군사들이 문을 잠그지 않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게다가 황옥생은 순선을, 유태립은 자순, 조호업은 ‘놈이’, 이상흥은 ‘검어솔이’(檢於松)를 대신 번을 세웠습니다. 모두 달아났으니 잡아와야 합니다. 하나는 제대로 직숙도 않았습니다. 이들을 추문한 뒤 관청의 사목에 따라 멀리 유배를 보내소서.” 조선 때 자신의 업무를 다른 이에게 맡기는 것을 대립(代立)이라고 했으니 흔했던 일 같다.
‘검어솔이’는 달리 ‘黔於松’으로도 적은 것을 보면 ‘검어’는 검다는 뜻인 듯하다. ‘검어솔’은 무엇일까? 바닷가에 자라는 해송(흑송)은 고장에 따라 ‘곰솔/검솔’로 부르기도 한다. ‘검어솔’은 바로 ‘검솔/곰솔’을 이르는 듯하다. ‘검어솔이’와 비슷한 이름에 ‘거마솔이’도 있다. 이름 밑말에 ‘거마’도 쓰인다. 무슨 뜻인지 알려지지 않았으나 ‘검다’는 말과 잇닿은 듯하다. 이름에 ‘거마/거마이/거매·거마대·거마돌이·거마지’도 보인다. 더불어 ‘거모/검오·거모토이’도 있다. 야인이름 ‘거마투리’는 ‘거마’와 ‘토리’가 더해진 이름이다.
거센 바닷바람 맞고 사는 곰솔은 소나무보다 잎이 억세며 속심이 까맣고(흑송), 다른 식물이 꺼리는 곳에서도 잘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