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따옥따옥 따옥 소리 처량한 소리/ 떠나가면 가는 곳이 어디메이뇨/ 내 어머니 가신 나라 해 돋는 나라.”
그 따오기들은 어디로 갔을까. 아련한 노래의 추억만 남겨 놓고? 잃어버린 나라와 임에 대한 그리움으로 달랠 길 없는 고단한 이들의 마음 호수에 돌을 던지는 파문을 일으킬 법하다. 청원 오창에 가면 따오기재(鶩嶺)가 고개 이름으로 남아 있다.
한정동의 가사에 윤극영 선생이 빼앗긴 나라에 대한 애타는 안타까움을 바탕으로 지은 노래다. 조선 사람들의 정서를 드러낸다. 내용이 불온하다며 부르지 못하게 하였다가 광복과 함께 되살아 났다. 애절한 목소리로 조용필이 따오기의 대중화에 불을 지피고, 양희은과 한영애도 애틋한 마음을 노래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국민 동요가 되었다. ‘눈물 젖은 두만강’이나 같다. 사랑하는 부모형제를 이별하고 눈보라 몰아치는 만주와 사할린, 하와이 등지로 쫓기듯 떠나갔던, 솟구치는 그리움을 목놓아 불렀던 노래요, 절규였다. 정작 따오기는 날아가 버린 지 오래. 따오기에 대한 아련한 유년의 추억만이 노래로 남아 있음을 어찌하랴.
<동언고략>(1908·정교 엮음)에서는 기발하게도 ‘다옥’을 단복(丹腹)에다 끌어댔으나 엉뚱하다. 옛말로는 ‘다와기’ 혹은 ‘다옥이’였다. 다른 새들 이름에서도 그러하듯 울음소리를 흉내 내어 붙인 것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