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사람 ‘똥금이’(同叱今)는 향리 이당(李堂)의 계집이라. 지아비 죽거늘 몸이 마치도록 상복을 벗지 아니하고 아침저녁 한결같이 살아 있을 적처럼 상식(上食)을 하니라. 공희대왕조(중종)에 정려하시니라.”
‘똥’은 동물이 먹은 것을 삭혀 밖으로 내보낸 것, 쇠붙이가 녹고 남은 찌꺼기(쇠똥), 먹물이 말라붙은 찌끼(먹똥)도 이른다. 사람이름에도 ‘똥’은 널리 쓰였다. 사내 이름에 ‘똥이·똥가이·똥갈이·똥노미·똥딘이/똥진이·똥삼이·똥손이·똥쇠·똥수·똥지기’들이 있고, 계집 이름에도 ‘똥개·똥비·똥지·금똥이’들이 있다.
‘개똥이·말똥이·쇠똥이’는 요즘까지도 잘 알려진 이름이다. 남의 말을 잘 안 들어주는 사람을 ‘말똥 같이 된 사람’이라고 한다던가? ‘괴똥이’는 고양이똥이다. 쥐똥나무는 ‘주똥나무’라고도 한다. ‘주똥이’는 ‘쥐똥만한 이’란 뜻인 모양이다.
몽골에서는 태어난 아이에게 험한 이름을 지어주고, 두 살에서 다섯 살이 되어서야 머리 깎는 의식에서 제 이름을 지어 주는 풍속이 있다고 한다. 우리 겨레에게도 마찬가지 풍습이 있었을 것으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똥금이’를 비롯한 이름들은 이미 어른이 된 이들의 이름이어서 저런 풍속과 어울리는 이름으로 들출 보기는 아닌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