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 세례, 질문 공세, 주문 쇄도, 세금 폭탄 … 이젠 낯익은 표현들이다. 개중에 폭탄은 물 폭탄·말 폭탄·금융 폭탄·물가 폭탄·달러 폭탄·자살 폭탄 …처럼 실체와 어울리든 않든 천박스레 번져가는 형편이다.
‘세금’이란 인류와 역사를 같이하는 까닭에 이끌리는 말이 많다. 과세·징세·수탈, 세리·탈세·절세·감세·면세 …에다 바치는 이들의 고통을 생각해 ‘세금=혈세’로 쓰기도 한다.
나라를 경영하자면 마땅히 세금을 거둬야 하지만 백성들로서는 큰 짐일 때가 많다. 특히 표를 얻어야 할 선거철에 내거는 후보들의 공약 치고 세금과 관련 없는 게 드물다.
최근 종합부동산세 존폐 얘기가 한창이다. 정부는 ‘1%를 위한 감세라는데, 한 사람이라도 억울해선 안 되니’ 없앤단다. ‘원칙’을 내세우지만, 집토끼 챙기기라 꼬집히기도 한다. 폐지가 현정권의 선거 공약이며, 이는 부유세·부자세이자 징벌적 세금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세금 내기 좋아할 사람이 드물다는 점에서 이 말은 먹힌다. 굳이 많이 가진자뿐만 아니라 과세 대상 아닌 조금 가진자들도 이 말에 덩달아 기운다.
여기에 불을 붙인 말이 ‘세금 폭탄’이다. 이 말은 지난 몇 해 정권과 정부를 공격하는 강력한 ‘언어 폭탄’이었다. 말 잘 만들고 잘 퍼뜨리는 일부 언론 쪽에 혐의가 짙다. 그 폐해를 알면서도 일부러 쓴 야비함에서 특히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