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대로’는 서로 얘기가 안 될 때, 곧 소통이 잘 안 될 적에 하는 말이다.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는데, 굳이 법대로를 외칠 까닭이 뭔가. 이와 비슷한 편리한 말로 ‘원칙대로’가 있다. 예외 없는 원칙이란 드물다는 점에서 제대로(순리대로)와는 거리가 있다. 공고하지 못한 원칙을 만드는 짓은 무책임하다.
덕치·법치·관치·인치 … 가운데 세상은 대체로 관치와 법치로 돌아갈 터이고, 덕치와 인치는 지도자의 인격과 관련된다.
일을 벌이자면 걸리지 않는 게 없을 정도로 법은 촘촘하여 사람들을 옭아맨다. 모르면 손해고, 따르지 않을 수 없는 게 법이다. 새 법이 자꾸 생기는 것은 법망이 미치지 못하는 구석이 있는 까닭이고, 규제 철폐를 외치는 건 지나치거나 잘못된 규제가 숱하다는 얘기며, 법을 자주 손보는 것도 빈틈이 많다는 방증이다. ‘떼법’이라고 꼬집는데, 결국 법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일터.
사람들은 보통 상식과 이치를 따른다. 법 없어도 살 사람이란 이치를 잘 헤아리는 사람이다. ‘법’은 마지막 방편으로 들먹이는 장치다. 아쉽게도 많은 법은 가진자, 다스리는 자의 편이어서 ‘법대로’를 외치면 사람들은 겁을 낸다. 힘없는 서민이야 그런 법에 호소도 하지만, 힘센 집단이나 정부가 나서서 ‘법대로’를 외치면 백성들은 싫증나고 불편해서 일손을 놓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