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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바늘꽃
풀꽃이름
삶의 양식이 바뀌어서 그런지 사과를 깎지 못하거나 바느질을 못 하는 청소년들이 많다. 공부에 친 아들딸이라 시키지도 않았고, 세탁소에 가면 되니까 빨래나 바느질을 해 볼 기회조차 없었던 아이들. 한번 확인해 보시라. 으레 할 줄 안다고 생각했던 것을 못할 때 느끼는 마음이란 ….
‘바늘꽃’은 씨방이 아주 길게 발달해서 바늘을 닮았다고 붙은 이름이다. ‘분홍바늘꽃’은 꽃이 분홍빛이고, 꽃봉오리 모양도 길쭉하고, 꽃이 피었을 때 수술 꽃밥 끝도 바늘귀처럼 생겼다. 물가나 산과 들의 습지에 자라는 그냥 ‘바늘꽃’에 견줘 높고 깊은 산 양달에 자란다고 ‘두메바늘꽃’, 바늘꽃보다 커서 ‘큰바늘꽃’이라고도 한다. 영어로는 ‘파이어 위드’(fire weed)라는데, 전체가 펑펑 터지는 불꽃 모양이라 그럴지도 모르겠다.
관련된 풀꽃에 ‘골무꽃’이 있는데, 한땀 한땀 꿰매던 바느질은 옛적 할머니 어머니 이야기로 남고, 이제는 골무가 있는 집도 별로 없을 것 같다. ‘패랭이꽃·물레나물·족도리풀’ 이름에서 옛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상상하고, ‘노루귀·범꼬리·매발톱’ 이름에서 야생동물을 그려보고, ‘광대수염·기생초’ 이름에서 그들의 숨소리를 들어본다.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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