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꼬리망초
풀꽃이름
올해가 쥐해지만, 서울에서 쥐 구경은 고양이 보기보다 어렵다. 우리가 그렇게 잡자고 들던 쥐도 어느덧 절대악 자리에서 물러난 듯하다. 그 부지런함과 영리함을 기리며 보름날 쥐불놀이 풍경에 환호한다. 쥐는 속담과 관용어에도 많이 나오지만 풀꽃이름에도 꽤 있다. 열매가 방울처럼 달려서 ‘쥐방울덩굴’, 꽃잎이 작은 손 같다고 ‘쥐손이풀’, 뿌리에서 나는 냄새 때문에 ‘쥐오줌풀’이라고 한다.
산기슭이나 길가에 자라는 ‘쥐꼬리망초’는 열매가 쥐꼬리처럼 길어져서 붙여진 이름이다. 북녘말로 ‘무릎꼬리풀’이라 하는데, 무릎까지 오는 크기와 생긴 모양을 반영한 것이다. 영어이름 ‘호스위드’(horseweed)는 말이 다니는 곳에 자라는 풀이라고 그렇게 이름 붙였을 것으로 생각한다.
풀꽃이름은 대부분 여러 형태소가 합쳐지는데, ‘쥐+꼬리+망초’, ‘자주+가는+오이+풀’, ‘개+도둑+놈+의+갈고리’ 등 긴 이름은 여러 정보가 들어 있거나 이름 붙이는 과정과 단계를 추적해 볼 수 있다.
쥐꼬리망초는 보잘 것 없는 이름과는 달리 감기·종기·간염·근육통·신경안정 등 만병통치약처럼 쓰인다. 쥐꼬리를 무시하지 마시라!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사진 국립산림과학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