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한자어나 외래어를 쉬운 토박이말로 바꾼 것으로, 남녘의 순화어와 같은 말이다. 남쪽에서도 순화어뿐만 아니라 ‘다듬은 말’ ‘쉬운말’이란 표현을 아울러 쓰기도 한다. 북녘에서는 1966년 7월부터 73년 5월까지 신문과 잡지를 통해 말다듬기 사업을 크게 벌였다. 5만여 가지를 다듬었는데, 86년에 발행된 <다듬은 말>에서는 2만5천여 가지로, 92년 발행된 <조선말대사전>에서는 1만4천여 가지로 정리된다. 이 사업은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지만, 수치를 단순하게 계산하면 20년 동안 30% 정도 살렸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대단한 성과다. 일반에서 쓰는 말을 다른 말로 바꾸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북녘에서 발표한 모든 다듬은 말이 북녘 사회에서 실제로 정착한 말은 아니다. 북녘에서도 본디 쓰던 말로 돌아간 것이 많이 있다. 또 정책적으로도 ‘인민들이 따라오지 않으면 다시 본말로 되돌리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1997년 1월 <로동신문>에서는 김정일 위원장이 ‘국제 공용어를 잘 살려 쓸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국제 공용어’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말을 말한다. 그 후 북녘에서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의학, 전자 기기, 컴퓨터, 스포츠 등의 용어를 원어에 가까운 형태로 쓰고 있다고 한다.
남녘의 일부 기사에서 특이하게 다듬은 말을 골라서 북녘말로 나열하고 남북의 언어 차이가 심각하다고 하는 것은 자료에 대한 이런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 하겠다. 남녘에서 보기에 좀 이상하다고 생각되는 말은 북녘에서도 정착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