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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추
보랏빛 길쭉한 꽃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 것을 동네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다른 풀꽃들에 견주어 잎이 길고 두터우며 시원시원하게 생겼다. ‘비비추’는 ‘비비 틀면서 나는 풀’이라는 뜻으로 여겨진다. ‘비비’는 물체를 맞대어 문지른다는 뜻의 움직씨 ‘비비다’에서 온, 꼬이거나 뒤틀린 모양을 나타내는 말로서, 이는 살짝 뒤틀리듯이 올라오는 비비추의 잎 모양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추’는 곰취 등 나물이름에 나타나는 ‘취’의 변형으로, 비비추의 옛 이름은 ‘비비취’다. 이때 ‘취/추’는 ‘채’(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배추가 ‘백채’(白菜·바이차이), 상추가 ‘생채’(生菜·셩차이)에서 변형된 것이라는 얘기다.
비비추는 중국이 원산지인 옥잠화와 혼동되기도 한다. ‘옥잠화’(玉簪花)는 말 그대로 옥비녀꽃이라는 말인데, 꽃 피기 전 모습으로 말미암아 붙은 이름이다. 비비추도 옥잠화와 닮아서 한자말은 ‘장병옥잠’(長柄玉簪)이다. 곧, 긴자루 옥비녀란 뜻인데, 옥잠화하고는 다른 종이다. 비비추는 보라색 꽃이 피고, 옥잠화는 흰꽃이 피며, 비비추 잎이 조금 더 길쭉하다.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사진/ 국립 산림과학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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