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지옥풀
인터넷에서 별 걸 다 파는데 그 중엔 벌레잡이 식물도 있다. 애완동물 기르기에서 뱀이나 이구아나처럼 화초 가꾸기의 특별목록이다. 클레오파트라는 잠잘 때 곁에다 벌레잡이제비꽃을 놓아두어 이나 빈대를 피했다는 얘기도 전해 온다. 이렇게 해로운 벌레도 잡고 신기함도 있으니, 동영상도 나오고 교육용 전시도 가끔 한다. 주로 다루는 품종은 파리지옥풀을 비롯하여 끈끈이주걱, 벌레잡이통풀 등이다. 식충식물은 냄새·색·꿀 따위로 벌레를 끌어들여 잡아먹는데, 한 동호회는 아예 ‘벌레잡이 식물원’을 만들고 나섰다.
파리지옥풀은 원산지는 미국이고 영어이름은 ‘파리 덫’(fly-trap)이거나 ‘파리(날벌레) 잡이’(fly-catcher) 정도인데, 수입되는 과정에서 ‘파리지옥풀’로 이름 붙인 듯하다. 이 풀은 변형되어 있는 잎에 감각모가 있어서 벌레가 몇 초 안에 두 번째로 닿으면 순식간에 닫아 잡고, 소화액을 내 벌레를 분해·흡수한다. 두 번째 닿을 때 잡는 까닭은 바람에 날려 온 무생물한테 반응하여 힘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나.
잡는 데 그치지 않고 지옥으로 보내 버리는 풀. 나쁜 것은 지옥으로 가야 한다는 믿음이 풀이름에도 배어 있다.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사진 국립산림과학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