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깽깽이풀
본디 별난 얘깃거리라 함은 쥐가 고양이를 물었을 때나 백 사람 넘게 관심을 가질 만한 일이라는 민간 상식이 있다. 얼마 전 ‘깽깽이풀 군락지 발견’이란 얘기가 신문·방송에 보도되었을 때 정말 풀꽃의 삶이 새소식 거리가 되는 한가로운 세상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깽깽이풀’은 재미있는 이름이지만, 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깽깽이풀의 생태를 보면 그 답이 나올 듯하다. 깽깽이풀은 처음에 나온 자리로부터 줄을 지어 새순이 돋아난다. 그렇게 된 까닭은 개미가 제 집으로 물고 가다 띄엄뛰엄 떨어뜨린 씨앗들이 개미가 지난 길대로 싹을 틔운 것이다. 깽깽이풀은 씨앗 표면에 개미가 좋아하는 꿀샘인 얼라이오좀을 만들어 개미의 도움으로 번식하는 전략을 쓰고 있는 것이다. ‘그 풀이 살아남는 법’이라고나 할까. 그 줄로 난 모양이 외발로 앙감질하여 걷는 ‘깽깽이 걸음’ 자국 같아서 그런 이름이 붙었을 성싶다.
깽깽이풀 뿌리는 약으로도 많이 쓰는데, 뿌리는 노랗고 잎이 연꽃잎 같아서 ‘황련’(黃蓮)이라고 한다. 북녘말로는 ‘산련풀’이다. 특히 심장에 화(열)가 많이 생겼을 때 뿌리의 차가운 성질이 화를 가라앉히는 작용을 한다고 한다. 아닌 게 아니라 잎 모양이 심장처럼 생겨서 신기하기도 하다. 그러나 약으로 쓰겠다고 마구 캐다 보니, 멸종위기 2급 동식물이 되었고, 요즘은 산에서 만나면 행운이고 식물원에 가서나 볼 수 있어 안타깝다.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깽깽이풀]
사진 : http://blog.empas.com/hosan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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