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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어올리다
‘머리’와 ‘머리털’과 ‘머리카락’은 본디 뜻이 다르다. ‘머리’는 사람이나 동물의 목 위 부분을 가리키는 말로, 얼굴과 머리털이 있는 부분을 아울러 이른다. ‘머리털’은 ‘머리에 난 털’, ‘머리카락’은 ‘머리털의 낱개’를 이른다. 현대어에서 이런 구분이 넘나들면서 ‘머리털’을 가리키는 말로 ‘머리’와 ‘머리카락’도 함께 쓰인다. 최근에는 ‘머리털’보다 ‘머리’와 ‘머리카락’을 더 많이 쓰는 추세다. 곧 ‘머리털 자른다’가 아닌 ‘머리 자른다’, ‘머리카락 자른다’로 쓰는 것이다. ‘머리털’과 더불어 쓰이면서 큰사전에 오르지 않은 낱말로 ‘쓸어올리다’가 있다.
“두 사람의 근본적인 사랑을 헤살 놓지는 못할 것이라고 하면서 윤태는 남희의 이마를 가리고 있는 머리털을 쓸어올려 주었다.”(유주현 〈하오의 연가〉)
“습관적인 몸짓인 듯 정하섭은 흘러내리지도 않은 머리칼을 쓸어올렸다.”(조정래 〈태백산맥〉)
“묘옥은 흐트러진 머리를 쓸어올리면서 억지로 웃어 보였다.”(황석영 〈장길산〉)
‘쓸어올리다’는 머리털 따위를 위로 쓸면서 만진다는 뜻으로 쓰인다. 용례를 살펴보면 ‘머리털을 쓸어올리다’보다 ‘머리를 쓸어올리다, 머리카락(머리칼)을 쓸어올리다’라는 표현이 훨씬 많이 나타난다. ‘털’이 비속하게 느껴지는 까닭, 머리카락이 털이 지닌 작은 크기·길이를 벗어난 것으로 여기는 까닭일 수도 있겠다.
한용운/겨레말큰사전 편찬부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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