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가 망하고 송(宋:北宋, 960~1127) 나라가 일어날 때까지 53년 동안에 중원에는 후량(後梁)/후당(後唐)/후진(後晉)/후한(後漢)/후주(後周)의 다섯 왕조가 일어났다가 쓰러지곤 했는데 이 시대를 오대[五代:후오대(後五代)의 준말]라 일컫는다.
또 다시 중원을 벗어난 각 지방에는 전촉(前蜀)/오(吳)/남한(南漢)/형남(荊南)/오월(吳越)/초(楚)/민/남당(南唐)/후촉(後蜀)/북한(北漢)등 열 나라가 있었는데 역사가는 이를 오대 십국(五代十國)이라 일컫고 있다.
이들 열 나라 중에는 형남과 같은 보잘것없는 작은 나라도 있었는데 이 나라의 왕인 고종회(高從誨)는 아들 고보욱(高保勖)을 분별없이 귀여워했다. 그래서 고보욱은 남이 아무리 노한 눈으로 쏘아보아도 싱글벙글 웃어 버리고 마는 것이었다. 이 사실을 안 백성들은 이렇게 생각했다. ‘모든 일이 끝장났다[萬事休矣].’ 과연 고보욱의 대(代)에 이르러 형남은 멸망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