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晉:東晉, 317~420) 나라의 환온(桓溫)이 촉(蜀) 땅을 정벌하기 위해 여러 척의 배에 군사를 나누어 싣고 양자강 중류의 협곡인 삼협(三峽)을 통과할 때 있었던 일이다. 환온의 부하 하나가 원숭이 새끼 한 마리를 붙잡아서 배에 실었다. 어미 원숭이가 뒤따라왔으나 물 때문에 배에는 오르지 못하고 강가에서 슬피 울부짖었다. 이윽고 배가 출발하자 어미 원숭이는 강가에 병풍처럼 펼쳐진 벼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필사적으로 배를 쫓아왔다. 배는 100여 리쯤 나아간 뒤 강기슭에 닿았다. 어미 원숭이는 서슴없이 배에 뛰어올랐으나 그대로 죽고 말았다. 그 어미 원숭이의 배를 갈라 보니 너무나 애통한 나머지 창자가 토막토막 끊어져 있었다. 이 사실을 안 환온은 크게 노하여 원숭이 새끼를 붙잡아 매에 실은 그 부하를 매질한 다음 내쫓아 버렸다고 한다.
[주] 삼협 : 사천(四川)?호북(湖北) 두 성(省)의 경계에 있는 양자강(揚子江:長江) 중류의 세 협곡(峽谷). 곧 구당협(瞿塘峽)?무협(巫峽)?서릉협(西陵峽). 예로부터 유명한 경승지(景勝地). 현재 큰 댐을 건설하는 공사가 진행 중에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