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회음후(淮陰侯)열전의 이야기. 한신(韓信)은 본시 초나라 항우(項羽) 밑에서 말단 군관을 지냈으나, 항우가 자신을 크게 써주지 않자 유방(劉邦)에게 귀순하였다. 유방은 그의 능력을 인정하고 그를 대장으로 임명하였다. 한신이 군대를 이끌고 제나라를 공격했을 때, 항우는 20만 대군을 보내 제나라를 지원하며 한신의 진격을 막으려 하였다. 그러나 한신은 초나라 군대를 무참하게 격파하였다. 한신의 뛰어난 능력에 감탄한 항우는 사람을 보내 한신에게 스스로 왕이 되라고 권하였다. 한신은 그의 말을 거절하며 이렇게 말했다. 과거 내가 항우의 부하로 있을 때, 그는 나를 하급군관에 임명하여 하찮은 일만을 시키고, 나의 계책을 들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소. 이제 한나라 왕은 나를 대장군에 임명하고 수만 대군을 통솔하도록 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나에게 자기의 옷을 벗어 입게 해주고, 자기의 먹을 것까지도 먹게 해주었소. 내가 어떻게 그런 분을 배신하고 스스로 왕이 될 수 있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