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공자세가(孔子世家)의 이야기. 공자는 광(匡) 지역을 떠나 포(浦)땅에서 잠시 머문 뒤, 위(衛)나라에 와서 거백옥(伯玉)의 집에 머무르게 되었다.위나라 영공에게는 남자(南子)라는 부인이 있었는데, 그녀는 사람을 보내 공자를 만나보고 싶다는 뜻을 전해 왔다. 공자는 이를 사양하다가 부득이 그녀를 만나러 갔다. 부인은 휘장 안에서 답례하였는데, 이때 허리에 찬 구슬 장식이 맑고 아름다운 소리를 냈다. 공자는 돌아와서 불만스러워하는 제자인 자로(子路)에게 말했다.
나는 원래 그녀를 만나고 싶지 않았는데, 기왕에 만났으니 이제는 예로 대해 주어야겠다. 만일 내가 잘못이라면 하늘이 나를 버릴 것이다. 위나라에 머문 지 한 달쯤 되었을 때, 영공은 부인과 함께 수레를 타고 환관인 옹거(雍渠)를 시위관으로 옆에 태우고 궁문을 나섰다. 공자는 뒷 수레에 타고 따라오게 하면서 거드름을 피우고 뽐내며 시내를 지나갔다(使孔子爲次乘, 招搖過市之). 이에 공자는 나는 덕을 좋아하기를 색을 좋아하는 것과 같이 하는 자를 보지 못했다. 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