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양웅(楊雄)의 해조(解嘲)에 실린 이야기. 진(秦)나라 말, 소하(蕭何)는 한고조 유방을 도와 반진(反秦)의 의거를 일으켰다. 그는 유방이 천하를 평정하고 한 왕조를 세우는데 공이 컸기 때문에, 흔히들 한신(韓信), 장량(張良) 등과 더불어 한흥삼걸(漢興三杰) 이라 부른다. 기원전 206년, 유방이 진나라의 함양을 공격할 때, 병사들은 재물을 약탈하고 부녀자를 납치하는데 정신이 없었지만, 소하는 상부(相府)로 달려가서 지도와 법령 등 중요한 문건들을 수습했다.
훗날, 소하는 재상(宰相)이 되자, 이미 확보한 진나라의 문헌과 자료들을 토대로 전국의 지리나 풍토, 민심 등을 파악하여, 한나라의 법령과 제도를 제정하였다. 당시 유방의 수하에는 조참(曹參)이라는 모사(謀士)가 있었다. 그는 유방의 동향 사람으로서 소하와도 관계가 매우 좋았으므로, 사람들은 두 사람을 소조(蕭曹) 라고 불렀다. 소하의 추천으로 승상된 조참은 모든 정책과 법령을 고치지 않고, 소하가 결정해 놓은 것을 따라(蕭規曹隨) 계속 집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