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國語) 주어(周語)의 이야기. 기원전 524년, 주(周)나라 경왕(景王)은 시장에서 유통되던 소액의 돈을 없애고 고액의 돈을 주조하였다. 이 과정에서 백성들은 큰 손해를 입게 되었고, 그들의 원성(怨聲)은 매우 높았다. 그러나 2년 후, 경왕은 민간에 남은 동전(銅錢)들을 수집하여 엄청나게 큰 종(鐘)을 만들었다. 경왕은 악관(樂官)을 불러 그 소리가 어떤지 물었다. 악관의 대답은 이러했다.
백성들에게 부담과 재물상의 손해를 주며 종을 만들었으니, 그 소리가 다른 악기들과 어울릴 수 없습니다. 백성들 모두가 좋아하는 일은 성공하지 못할 일이 없으며, 백성들 모두가 싫어하는 일은 실패하지 않을 일이 없습니다. 옛말에 많은 사람들의 뜻은 견고한 성을 이루고, 많은 사람들의 말은 쇠를 녹인다고 했습니다. 군주께서 하신 일은 결국 실패한 것입니다.
주나라의 경제 위기. 굳이 따지자면 실정의 책임은 독선적으로 국정을 운영한 경왕에게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역시 위기를 극복하려는 국민적 단결일 것이다. 衆志成城 이란 여러 사람의 뜻을 모아 단결하면 그 역량이 커짐 을 비유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