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孫子) 구지(九地)편에는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이 서로 미워하나, 배를 같이 타고 가다가 바람을 만나면 서로
구함이 좌우의 손과 같다(當其同舟而濟, 遇風, 其相救也) 라는 대목이 있다.
춘추시기, 중국의 남쪽에 오(吳)와 월(越)이라는
두 개의 제후국이 있었다. 두 나라는 영토가 인접하고 산수(山水)가 서로 이어져 있었지만, 항상 전쟁이 그치지 않았으며, 양국 백성들은 서로
원수 대하듯 하였다. 이러한 양국 관계 때문에, 백성들은 서로 마주 치기라도 하면 가볍게는 말다툼이나 욕지거리, 심하게는 사생 결단의 싸움을
하였다. 그런데, 두 나라 사람들이 같은 배를 타게 되었는데, 마침 폭풍우가 몰아쳤다. 두 나라 사람들은 협심합력하여 난관을 벗어나야 했기
때문에, 서로 욕하거나 싸우지 않고, 마치 왼손과 오른손처럼 서로 도왔던 것이다.
風雨同舟 는 오월동주(吳越同舟) 라고도
한다. 이는 원수같은 사람들이 공동의 난관을 만나 어쩔 수 없이 합심함 을 비유한 말이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정치권. 급한 김에
합당(合黨)이라는 조각배에 올라 탓지만, 풍랑이 가라앉은 다음의 일은 아무도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