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서(新唐書) 노장용전(盧藏用傳)에 실린 이야기다. 당나라 때, 노장용이라는 유명한 선비가 있었다. 그는 두뇌가 명석하고, 시(詩)와 부(賦)에 뛰어났다. 그는 진사에 합격했지만, 조정으로부터 아무런 관직을 받지 못하였다. 그는 조정의 관심을 끌기 위하여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 끝에, 곧 당시의 수도인 장안(長安)근처에 있는 종남산(終南山)에 들어가 은둔생활을 시작하였다. 그는 매일 심신을 수양하며 청빈한 생활을 하였다. 얼마되지 않아 노장용은 정말로 황제의 부름을 받고 관직을 얻게 되었다. 부임 길에 오른 그는 몹시 기쁜 마음에 종남산을 가리키며 이 산 중에는 아름다운 곳이 많도다(此中大有嘉處) 라고 하였다. 이 당시 사마승정(司馬承禎)이라는 유명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도 벼슬을 하지 않고 종남산에서 은둔 생활을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노장용의 말을 듣고는 그의 속뜻을 알아 차리고 조롱하듯이 말했다. 내가 보기에, 이 종남산은 벼슬의 지름길일 따름이다(仕官之捷徑耳).
終南捷徑이란 명리(名利)를 얻을 수 있는 가장 빠른 길 을 비유한 말이다. 세상이 이처럼 혼란스런 것은 바로 많은 사람들이 출세의 지름길만을 찾으려 하기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