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晉書) 석륵재기하(石勒載記下)에 나오는 이야기다. 서진(西晉)말기, 후조(後趙)의 국왕인 석륵은 재간이 있는 사람으로서 자신에 대하여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어느 날, 석륵은 외국의 사신들을 연회에 초대하였다.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자, 석륵은 신하인 서광(徐光)에게 말했다. 그대가 보기에 나는 이전의 어느 제왕(帝王)과 비교될 것 같소? 서광은 공손하게 폐하의 지모(智謀)와 무용(武勇)은 모두 한(漢)나라 고조(高祖)인 유방(劉邦)을 능가합니다. 라고 대답하였다. 석륵은 이 말을 듣고 웃으며 말했다. 그대의 말은 너무 지나치오. 내가 만약 한나라 고조를 만났더라면, 나는 기꺼이 그의 부하가 되어, 그의 지휘를 받으며 한신이나 팽월 같은 장군들과 실력을 겨루었을 것이오. 만약 한나라의 광무제(光武帝) 유수(劉秀)를 만났더라면, 나는 그와 함께 중원(中原)에서 함께 말을 달리며 재간을 겨루어, 사슴이 누구의 손에 죽는지를 알지 못하였을 것이오(未知鹿死誰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