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통감(資治通鑒) 당기(唐紀)에는 이임보(李林甫)라는 사람에 관한 기록이 있다. 이임보는 당 현종 때의 재상(宰相)으로서 글씨와 그림에 능하고 다른 재주도 많아서, 황제의 신임을 받게 되었다. 그는 또 아첨하는 재주가 있어서, 권세 있는 인물들과 자주 접촉하고, 황제의 주변 인물들에게도 많은 뇌물을 주어 황제의 언행을 항상 파악하여, 황제의 기분에 맞게 처세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하여 그는 19년 동안이나 안전하게 재상의 자리에 있었던 것이다. 그는 또한 능력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중상하고 제거하려는 계책을 세웠다. 이임보는 황제가 병부시랑(兵部侍郞) 노현(盧絢)과 엄정지(嚴挺之) 등을 중용하려 하자 그들을 비방하여 그들의 승진을 막기도 하였다. 이임보는 겉으로는 매우 선량하게 좋은 말만을 하였으나, 속으로는 남을 해치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세월이 흐르자, 세상 사람들은 마침내 그의 위선적인 면목을 알고 이임보는 입에는 꿀이 있지만 뱃속에는 칼이 들어있다(李林甫口有蜜, 腹有劍) 라고 말하였다.
口蜜腹劍(A honey tongue, a heart of gall) 이란 겉으로는 생각해 주는 것 같지만 속으로는 음해할 생각을 품는 것 을 비유한 말이다.
…………………………………………………………………………………………………………………………………
장량과 제갈량, 강태공 등이 좋은 방면의 모사(謀士)였다면, 당 현종(唐玄宗)때 재상을 19년 지낸 이임보(李林甫)는 나쁜 방면으로 그들과 맞먹는 모사였다. 간사하기로는 조조와 필적할 인물이나 조조는 대인(大人)에 속하지만 임보는 소인(小人) 가운데 소인(小人)이었다. 당나라를 뒤엎을 만한 반란을 일으켰던 안록산도 이임보가 두려워 그가 죽은 지 3년 후에 반란을 일으킬 만큼 그를 두려워했다.《십팔사략(十八史略)》에 기록된 이임보의 평(評)을 보자.
이임보는 현명한 사람을 미워하고 능력있는 사람을 질투하여 자기보다 나은 사람을 배척하고 억누르는, 성격이 음험한 사람이다. 사람들이 그를 보고 '입에는 꿀이 있고 배에는 칼이 있다.[口蜜腹劍]'라고 말했다. 서재에 앉아 깊이 생각하는 일이 있으면 다음은 반드시 주살(誅殺)이 있었으며 가끔 큰 옥사를 일으켰다. 태자로부터 이하 모든 사람들이 이를 두려워했다. 재상 지위에 있던 19년 동안에 천하의 난리를 길러내었으나, 현종(玄宗)은 깨닫지 못했다. 그러나 안록산도 이임보의 술수를 두려워했다. 그러므로 그의 세상이 끝날 때까지는 감히 반란을 일으키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