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史記) 공자세가(孔子世家)에는 공자의 초라한 모습을 이야기한 대목이 있다. 춘추시기, 공자(孔子)는 제자들을 데리고 열국(列國)을 주유(周遊)하였다. 정(鄭)나라에 이르렀을 때, 제자들과 길이 엇갈려버린 공자는 하는 수 없이 동문(東門)아래에 쪼그려 앉아 있었다. 초조해진 공자의 제자들은 모두 나뉘어 이곳저곳을 돌아 다니며 그를 찾았다. 제자들중에서 자공(子貢)이 가장 열심히 사방으로 스승의 행방을 묻고 다녔다. 그러던 중 어떤 정나라 사람이 그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동문에 한 사람이 있는데, 그 이마는 요(堯)임금과 같고, 그 목은 고요(皐陶)와 같으며, 어깨는 자산(子産)과 같았소. 그렇지만 허리 아래로는 우(禹)임금에 세치쯤 미치지 못하였고, 그 지친 모습은 마치 초상집의 개(若喪家之狗)와 같았소. 제자들을 만난 공자는 자공의 이러한 말을 듣고 용모에 대한 말을 맞다고 하기 어렵지만 초상집 개 같다는 것은 딱 들어맞는 말이다(而似喪家之狗, 然哉然哉) 라고 했다.
喪家之狗 란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먹을 것을 구하러 다니는 초라한 사람 을 비유한 말이며, 연말 대선에서 패배한 용들의 모습 또한 이러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