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좌전(春秋左傳) 선공(宣公) 12년조에는 사정이 좋음을 보고 진격하고, 어렵다는 것을 알고는 물러난다는 것은 용병의 바른 원칙이다(見可而進, 知難而退, 軍之善政也) 라는 대목이 있다.
춘추시기, 정(鄭)나라는 패권(覇權)을 다투던 진(晉)나라와 초(楚)나라 사이에 위치하였는데, 정나라는 먼저 진나라에 의지하였다. 그러자 초나라는 군사를 동원하여 정나라를 공격하였다. 정나라는 자국(自國)의 안전을 위하여 진나라에 구원을 요청하였다. 하지만 먼데 있는 물로는 불을 끌 수 없듯 진나라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으므로, 정나라는 초나라에 항복하는 수밖에 없었다. 진나라의 군대를 통솔하던 환자(桓子)는 정나라를 구원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여겼으며, 당시 초나라의 국력이 막강하였기 때문에 진나라로서도 승산이 없었다. 이에 그는 철군하려 하였으나, 지휘에 따르지 않던 부하들은 초나라 군사와 교전을 하여 크게 패하고 말았다.
知難而退 란 형세가 불리한 것을 알면 마땅히 물러서야 함 을 뜻한다. 대권을 향한 용(龍)들이 아직껏 꿈틀대고 있는 것은 그들이 정말로 대세의 불리함을 몰라서가 아니라 얄팍한 자존심과 환상(?)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