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唐)나라 한유(漢愈)의 문장 가운데 송궁문(送窮文)이라는 글이 있다. 한유는 이 글에서 자신에게 어려움을 주는 다섯 가지의 일들을 귀신으로 묘사하고, 이것들을 쫓아버리려는 자신의 마음를 해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한유는 이 글에서 의인화된 궁귀(窮鬼)에게 세 번 읍하고 자신으로부터 떠나줄 것을 간청하였다. 가난 귀신이라는 궁귀는 한참 있다가 이렇게 대답하였다. 저와 선생님이 함께 살아온지 사십여 년이 되었습니다. 선생님이 어렸을 적에 저는 선생님을 어리석게 여기지 않았으며, 선생님께서 남쪽으로 귀양갔을 때, 저는 그 고장에 익숙하지 못하여 여러 귀신들이 속이고 능멸하였습니다. 태학에서 4년간 공부하는 동안 아침에는 냉이나물을 먹고 저녁에는 소금으로 반찬하며(大學四年 朝薺暮鹽), 오직 저만이 선생님을 보살펴 주었고, 지금까지 한 번도 배반한 적이 없었습니다.
朝薺暮鹽 이란 냉이와 소금만으로 끼니를 해결할 정도로 몹시 빈곤한 생활을 의미하며, 몇주전 KBS 일요스페셜 에 나타난 북한 주민들의 궁핍한 생활을 묘사하는데 딱 들어맞는 표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