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탄지고’는 ‘도’가 흙구렁(진구렁), ‘탄’이 숯불, ‘지’가 의, ‘고’는 괴로움으로서, 흙구렁이나 숯불 속에 빠졌다는 뜻으로, 매우 괴로운 경우를 말한다. 출전은 <서경>의 ‘중훼지고’ 편이다. 내용은 탕왕이 하늘 뜻을 따르고 백성 뜻에 응하여 걸왕을 쳤다 하더라도 요순 이래 한 번도 있지 않은 일이므로 그의 마음에 늘 거리껴서, 중훼가 이 글을 지어 탕왕의 뜻을 풀어 밝혀 천하 백성에게 알린 것이다. 하나라 걸왕은 사나운 임금이었으므로 이를 쳐 없애고 새로운 왕조를 세운 이가 은나라 탕왕이었다. 탕왕의 처지에서 보면 그래도 자기 임금에게 반역한 것이 되므로, 거꾸로 그 혁명이 정당하다고 주장할 필요가 있었다. 탕왕의 어진 신하 중훼가 탕왕이 한 일이 올발랐다고 아뢰고 또 백성에게 알린 것이다. 이 글에 본받을 글귀가 많다.
“오호라,/ 헤아리건대 하늘이 백성을 낳으셨는데,/ 하고자 함만 있고 가고자 함이 없으면 어지럽다./ (중략) 하나라가 덕을 잃어 백성이 도탄에 빠졌다./ 하늘이 곧 탕왕에게 용기와 슬기를 주시어,/ 온 천하를 바로잡아/ 우왕의 뒤를 잇게 하셨다. (하략)”
하나라 왕조는 천자가 덕이 없어서 백성이 ‘흙불의 괴로움’(도탄지고)에 빠졌다. 그래서 하늘이 탕왕에게 용기와 슬기를 내려 천하를 바로잡고 하나라 왕조를 세운 우왕의 본디 영토를 이어받게 했으므로 그 가르침을 따라 천명대로 한 것은 당연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