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빠뜨리는 하늘그물(천망회회 소이불루)
“하늘그물이 넓어서 성기어도 빠뜨리지 않는다”(천망회회 소이불루)고 함은 <노자>에 있는 구절이다.
“할 수 있는 일에 날래면 곧 망하며, 할 수 없는 일에 날래면 곧 산다. 이 둘은 어쩌면 이롭고 어쩌면 해롭나니, 하늘이 꺼리는 일, 누가 그 까닭을 알랴. 이를 가지고 성인들도 오히려 어려워한다. 하늘의 길은 다투지 않고도 잘 이기며, 말하지 않고도 잘 응하며, 부르지 않고도 스스로 오며, 느슨하면서도 잘 해낸다. ‘안 빠뜨리는 하늘그물’이다.”
노자는 “현상은 길의 한쪽을 나타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변하지 않는 진리라고 여긴 것이 ‘부드러움이 센 것을 이긴다’이다”라고 썼다.
여기에서 그는 현상으로서의 행위를 부정하여 무위(사람이 이루지 않은 자연 그대로)야말로 참길이라고 주장한다. 여기에서 소극적인 유약(무르고 약함)이 적극적인 강강(굳세고 강함)을 이긴다는 논리가 이루어진다.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일반 통념의 역(거꿀)이야말로 참이라고 하는 까닭이다.
노자의 말은 대강 다음과 같은 뜻이다.
“끝까지 통크게 해내려고 하면 몸을 망치게 된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취하면 몸을 보전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태도의 하나는 이롭고 하나는 해롭다. (중략) 느긋하게 늘어져 있는 것 같지만 충분히 계산되어 있다. 하늘의 그물은 넓고 커서 눈이 성기어도 무엇 하나 놓치지 않는다.”
정재도/한말글연구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