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다시 만나기 어려운 기회”라는 뜻의 ‘천년의 만남’(천재일우·천세일시·천재일시)이라는 말이 있다. 출전은 동진 사람 원굉(328~376)의 <삼국명신서찬>이다.
이 책은 ‘위·촉·오’의 세 나라를 세운 명신(이름난 신하) 스무 사람에 관해서 ‘찬’을 만들어 서문을 붙인 것이다. ‘찬’이라 함은 “사람의 공로나 덕을 기려 칭찬하는, 한 귀 넉 자로 된 운문의 한 글체다. 그 서문 가운데 “아직 백락을 만나지 못하면,/ 곧, 천년에 한 천리마가 없다./ 그 만년의 한때는 삶의 길,/ 천년에 한 번 만남은 슬기의 모임이다”라는 글귀가 있다. ‘백락’이라 함은 주나라 사람으로, 이름있는 말의 감정가(가려내는 사람)였다. 그래서 뛰어난 인물을 보아 가려내는 눈을 가진 사람을 ‘백락’이라고 하게 되었다. ‘천리마’라는 것은 여기서는 뛰어난 인물을 말한다.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백락 같은 감정가를 만나지 못하면 천년을 기다려도 뽑히지 못한다. 그와 같이 아무리 뛰어난 인물이 있어도 그를 알아보는 눈이 있는 임금을 만나지 못하면 천년이 지나도 한 사람의 충신도 있을 수 없다.
또 만년에 한 번의 기회라고 하는 것은 인생의 통칙이며, 천년에 한 번의 만남이란 것은 현명한 사람과 슬기 있는 사람의 경사스러운 만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