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침은 못미친꼴(과유불급)
<논어> ‘선진편’에 자공이 물었다. “사와 상은 어느 쪽이 어집니까?” 공자 왈 “사는 지나치고 상은 미치지 못한다.” 또 묻기를 “그러면 사가 낫다는 말씀입니까?” 공자 왈 “지나침은 못 미침과 같다.”
자공은 공자의 제자. 본이름은 단목사. 자공이라 함은 그의 다른 이름이다. 사 또한 공자의 제자로서 본이름은 전손사. 다른 이름은 자장이라고 한다. 상 역시 공자의 제자. 본이름은 복상. 다른 이름은 자하다.
자공이 자장과 자하 가운데 어느 쪽이 뛰어났는지를 물은 것이다. 이 경우의 ‘어짊’은 머리가 좋은 것이 아니라, 인품·인물의 낫고 못 미침을 물은 것이라고들 한다. 그러므로 공자가 자장은 지나치고 자하는 모자란다고 대답한 것이다. 다른 자리에서 공자는 자장에 관해서 “사는 벽하다”라고 말하고 있다. ‘벽’이라고 함은 한쪽으로 치우친다는 말.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적극적이기는 하나 지나친 버릇이 있었을 것이다.
자하는 공자에게서 “그대, 군자의 선비가 되어라. 소인의 선비가 되지 말라”고 하는 말씀을 듣고 있다. 좀 사삭스럽고 인물로서 그릇이 모자란 점이 있었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함부로 낫고 못함을 가리기 어렵다. “지나침은 못 미친 꼴”(과유불급)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함부로 평하기 어렵다는 가르침이다.
정재도/한말글연구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