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갈피를 잡지 못하여 어찌할 바를 모른다. 상황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전혀 몰라서 거취에 신경이 쓰인다. 이런 경우에 ‘안갯속’(오리무중)이라는 말을 쓴다. 출전은 <후한서> ‘장해전’이다.
장해는 빼어난 학자로, 덕과 행실이 고상하여 명성도 높았으나, 벼슬하기를 꺼려 산속으로 숨어 들어갔다. 순제(재위 125~144)가 불렀으나, 병이 났다고 핑계를 대어 나아가지 아니하였다. 장해는 나면서부터 도술을 좋아하여 오리안개(5리에 이르는 짙은 안개)를 일으킬 수가 있었다. 그 무렵 관서(함곡관 서쪽 땅) 사람으로 배우라는 사람이 삼리안개를 일으킬 수 있었는데, 자기는 장해에게는 미치지 못한다고 여겨 제자가 되기를 바랐으나, 장해가 만나주지 않았다. 뒤에 이 배우라는 사람이 자기가 일으킨 안개를 이용하여 나쁜 짓을 해서 붙잡혀 감옥에 들어갔다. 배우는 장해에게서 도술을 배웠다고 털어놓아 장해도 붙잡혀 들어갔다. 그러나 장해는 머지않아 결백함이 밝혀져서 풀려나 70살까지 살았다고 한다.
이 이야기에서 오리 안개 속에 있는 것 같다는 뜻으로 ‘안갯속’(오리무중)이라는 말이 생겼다고 한다. ‘오리무중’의 본뜻은 “오리 안개 속”이지만 ‘안갯속’이라고 하는 것이다.